과학/역사이야기

10. 마리 퀴리, 방사능 연구에 모든 것을 바친 위대한 열정

k-지음 2025. 7. 2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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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박한 땅에서 파리로, 운명을 만나다

19세기말, 여성이 과학자가 되는 것을 상상하기 어렵던 시절, 폴란드의 '마리아 스크워돕스카'라는 한 젊은 여성이 있었습니다. 조국에선 대학에 갈 수 없었기에, 그녀는 오직 열정 하나만 품에 안고 프랑스 파리로 향합니다. 그곳에서 '마리'가 된 그녀는 소르본 대학에서 물리학과 수학을 공부하며 굶주림과 추위도 잊을 만큼 배움에 깊이 빠져들었죠.

그리고 그곳에서 운명처럼 또 한 명의 과학자, 피에르 퀴리를 만납니다. 과학이라는 공통의 언어로 서로를 알아본 두 사람은 곧 부부가 되었고, 이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과학적 파트너십의 시작이었습니다. 그들의 신혼집은 근사한 보금자리가 아닌, 낡고 허름한 실험실이었습니다.


"이 돌멩이엔 대체 뭐가 들어있을까?"

당시 과학계는 앙리 베크렐이 발견한 '우라늄 방사선'으로 떠들썩했습니다. 하지만 마리는 한 가지 이상한 점을 발견합니다. 우라늄을 추출하고 남은 광물 찌꺼기인 '역청우라늄광석'이 순수한 우라늄보다 훨씬 강한 방사선을 내뿜는다는 사실이었죠.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이 현상을 설명할 단 하나의 가설을 세웁니다. "이 광석 안에는 아직 우리가 모르는, 우라늄보다 훨씬 강력한 미지의 원소가 들어있다!" 이 대담한 질문 하나가 세상을 바꿀 연구의 출발점이었습니다.


수 톤의 광석과 한 줄기 빛

이제부터는 그야말로 막노동에 가까운 연구가 시작되었습니다. 제대로 된 지원 없이, 퀴리 부부는 몇 톤에 달하는 역청우라늄광석을 직접 받아와 헛간 같은 실험실에서 끓이고, 젓고, 거르는 일을 수년간 반복했습니다. 유독가스가 가득한 환경 속에서, 그들은 오직 미지의 원소를 찾겠다는 일념 하나로 버텼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1898년, 그들의 끈질긴 노력은 결실을 보았습니다. 마리의 조국 폴란드의 이름을 딴 '폴로늄', 그리고 그보다 훨씬 더 강력하며 어둠 속에서 스스로 푸른빛을 내는 기적 같은 원소 '라듐'을 발견한 것입니다. 수 톤의 광물 찌꺼기 속에서 그들이 최종적으로 분리해 낸 순수한 라듐은 고작 0.1g에 불과했습니다.


모든 것을 바쳐 얻은 영원한 이름

이 위대한 발견으로 퀴리 부부는 1903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고, 마리는 역사상 최초의 여성 노벨상 수상자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영광도 잠시, 남편 피에르의 갑작스러운 사고사는 그녀에게 큰 슬픔을 안겨주었습니다. 그러나 마리는 주저앉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연구를 계속해 라듐을 순수하게 분리한 공로로 1911년, 노벨 화학상까지 단독으로 수상하며 역사에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깁니다.

그녀는 평생을 방사능과 함께 살았습니다. 그 위험성을 알지 못한 채 연구에 모든 것을 쏟아부었고, 결국 방사선 노출로 인한 병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녀가 남긴 연구 노트는 100년이 지난 지금도 방사선을 내뿜고 있죠. 마리 퀴리는 자신의 삶을 통째로 바쳐 인류에게 '방사능'이라는 새로운 시대의 불을 선물한, 이름 그대로 위대한 과학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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