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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역사이야기 14

14. 아인슈타인의 기적의 해 ③: 특수 상대성 이론의 탄생

모두에게 똑같이 흐르던 시간의 배신뉴턴의 시대 이래로, 우리는 너무나 당연하게 믿어왔습니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똑같은 속도로 흐르고, 공간은 변하지 않는 절대적인 무대라고 말이죠. 내가 1초를 보낼 때, 저 멀리 다른 사람도 똑같은 1초를 보낸다는 것. 이것은 의심할 여지 없는 상식이었습니다.그런데 말입니다. 19세기 말, 과학자들은 빛의 속도를 측정하다가 아주 이상한 문제에 부딪힙니다. 내가 기차를 타고 공을 던지면 '기차의 속도 + 공의 속도'가 되는 게 당연한데, 빛은 내가 아무리 빨리 움직이면서 쏴도 그 속도가 전혀 변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마치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속도를 고집하는 고집불통처럼 말이죠. 이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에 모두가 머리를 싸매고 있을 때, 스위스 특허청의 한 젊..

13. 아인슈타인의 기적의 해 ②: 브라운 운동과 원자의 실존 증명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와의 조우1827년, 영국의 식물학자 로버트 브라운은 물 위에 떠 있는 꽃가루 입자들이 끊임없이 불규칙하게 움직이는 현상을 현미경으로 관찰했습니다. 마치 술 취한 사람처럼 예측 불가능하게 움직이는 이 현상은 오랫동안 과학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했지만, 명확한 설명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은 이 기묘한 움직임에 '브라운 운동'이라는 이름을 붙였지만, 그 원인은 여전히 미스터리에 싸여 있었죠.1905년, 아인슈타인은 이 오랫동안 풀리지 않던 숙제에 과감하게 도전장을 내밉니다. 특허 서류에 파묻혀 지내던 26살의 젊은 물리학자는, 브라운 운동에 관한 논문에서 원자의 존재를 수학적으로 증명하는 놀라운 업적을 이루어냅니다.꽃가루를 춤추게 하는 보이지 않는 손길아인슈타인의 아이디어는 간단하면서..

12.아인슈타인의 기적의 해 ①: 광전효과와 빛의 이중성

26살의 반항아, 세상을 향해 쏘아 올린 세 개의 화살1905년, 스위스 특허국의 젊은 심사관이었던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물리학 역사상 가장 놀라운 업적을 단 한 해에 쏟아냅니다. 이른바 '기적의 해'라고 불리는 이 해에 발표된 그의 세 편의 논문은 물리학의 근본적인 이해를 완전히 뒤바꿔 놓았죠. 그 첫 번째 화살이 바로 '광전효과'에 관한 논문이었습니다.광전효과는 이미 오래전부터 알려진 현상이었습니다. 금속 표면에 빛을 쪼이면 전자가 튀어나오는 현상이었죠. 하지만 당시 물리학자들은 빛을 파동으로만 이해했기 때문에, 이 현상을 제대로 설명할 수 없었습니다. 마치 밀물 때 해변에서 조약돌이 휩쓸려 나가는 것을 파도로만 설명하려는 것과 같았죠.빛은 파동일까, 알갱이일까? 아인슈타인의 도발적인 제안이 난제에 ..

햇빛을 전기로 바꾸는 마법, 태양광 기술

우리 머리 위에는 매일 아침 거대하고 공평한 에너지원, 바로 ‘태양’이 떠오릅니다. 이 뜨거운 햇빛을 붙잡아 우리가 매일 쓰는 전기로 바꾸는 상상이 바로 태양광 기술을 통해 현실이 되었습니다.햇빛은 어떻게 전기가 될까?핵심은 ‘광전효과(Photovoltaic effect)’라는 과학 원리입니다. 햇빛 알갱이(광자)가 반도체로 만든 태양전지에 부딪히면, 그 충격으로 전자가 튀어 나와 정해진 길을 따라 흐르기 시작합니다. 이 전자의 흐름이 바로 전기가 되는 것이죠. 이렇게 생산된 직류(DC) 전기는 ‘인버터’라는 똑똑한 번역기를 거쳐 우리가 가정에서 쓰는 교류(AC) 형태로 깔끔하게 변환됩니다.태양광, 어디까지 활용될까?‘태양광’ 하면 지붕 위 패널만 떠올리기 쉽지만, 사실 훨씬 다양하게 활용됩니다.계통연계..

11. 플랑크, "에너지는 덩어리다!" 양자역학의 문을 연 혁명가

풀리지 않던 검은 상자의 미스터리19세기말, 물리학자들은 뜨겁게 달궈진 물체, 즉 흑체에서 방출되는 빛(흑체 복사)의 스펙트럼을 설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고전 물리학으로는 특정 파장에서 에너지 밀도가 무한대로 발산하는 '자외선 파탄'이라는 모순에 빠졌기 때문이죠. 마치 답이 보이지 않는 검은 상자 속 미스터리 같았습니다. 해결사 막스 플랑크 등장이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독일의 물리학자 막스 플랑크가 나섰습니다. 그는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1900년, 이전까지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혁명적인 가설을 제시합니다. 그것은 바로 "에너지는 연속적인 흐름이 아니라, 특정한 크기의 덩어리, 즉 '양자'로 이루어져 있다!"라는 주장이었습니다. 마치 물이 끊임없이 흐르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물방울로..

10. 마리 퀴리, 방사능 연구에 모든 것을 바친 위대한 열정

척박한 땅에서 파리로, 운명을 만나다19세기말, 여성이 과학자가 되는 것을 상상하기 어렵던 시절, 폴란드의 '마리아 스크워돕스카'라는 한 젊은 여성이 있었습니다. 조국에선 대학에 갈 수 없었기에, 그녀는 오직 열정 하나만 품에 안고 프랑스 파리로 향합니다. 그곳에서 '마리'가 된 그녀는 소르본 대학에서 물리학과 수학을 공부하며 굶주림과 추위도 잊을 만큼 배움에 깊이 빠져들었죠.그리고 그곳에서 운명처럼 또 한 명의 과학자, 피에르 퀴리를 만납니다. 과학이라는 공통의 언어로 서로를 알아본 두 사람은 곧 부부가 되었고, 이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과학적 파트너십의 시작이었습니다. 그들의 신혼집은 근사한 보금자리가 아닌, 낡고 허름한 실험실이었습니다."이 돌멩이엔 대체 뭐가 들어있을까?"당시 과학계는 앙리 베크렐..

8.엑스선 발견! 아내의 손뼈 사진을 찍은 뢴트겐의 소름 돋는 일화

어둠 속에서 피어난 놀라운 빛1895년 11월 8일, 독일 뷔르츠부르크 대학의 물리학 교수 빌헬름 콘라트 폰 뢴트겐은 어두컴컴한 실험실에서 전에 본 적 없는 기이한 현상을 목격합니다. 진공관에 높은 전압을 걸어 실험을 하던 중, 주변에 놓여 있던 형광 스크린에서 희미한 빛이 새어 나오는 것을 발견한 것입니다. 진공관은 두꺼운 검은 종이로 완전히 덮여 있었고, 당시까지 알려진 빛은 그 어떤 것도 통과할 수 없었습니다. 뢴트겐은 이 정체불명의 광선에 'X선(X-ray)'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그리고 며칠 후, 이 불가사의한 빛은 그의 아내의 손뼈를 세상에 드러내는 '소름 돋는' 사진을 탄생시키며 인류의 역사를 영원히 바꿔놓게 됩니다.우연한 발견, 숨겨진 세계를 보다뢴트겐은 이전에 알려진 어떤 광선과도 다..

7. 빛과 전기의 짜릿한 콜라보! 맥스웰, 4줄의 마법으로 세상을 꿰뚫다

물리학 역사상 가장 위대한 시(詩) 세상을 노래하는 시(詩)라고 생각해 본 적 있으신가요? 낭만적인 이야기 같지만, 진짜 그런 '시'가 우리 눈앞에 존재합니다. 그것도 아주 강력하고 아름다운 형태, 바로 4개의 수학 방정식으로 말이죠!이 마법 같은 시의 이름은 '맥스웰 방정식'. 19세기 스코틀랜드의 천재 물리학자 제임스 클러크 맥스웰 할아버지가 쓴 이 4줄은, 마치 숨겨진 악보처럼 전기와 자기, 심지어 빛까지 하나로 묶어버린 놀라운 작품입니다.우리가 지금 손 안의 스마트폰으로 세상을 연결하고, 눈앞의 컴퓨터 화면으로 정보를 얻는 이 모든 놀라운 경험 뒤에는, 바로 이 맥스웰 할아버지의 엄청난 통찰력이 숨어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흩어져 있던 조각들을 하나로, 거인들의 어깨 위에서맥스웰 할아버지가 ..

6. 빛의 속도는 누가 재봤을까? 상상초월 측정의 역사

빛의 속도, 대체 어떻게 잰 걸까요?스위치를 켜면 방 전체가 환해지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죠. 이 짧은 순간에 '속도'라는 게 있을 거라고 생각해 본 적 있으신가요? 아마 대부분 없으실 겁니다. 옛날 사람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빛은 그냥 무한히 빠른 어떤 것이라고, 감히 속도를 잴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고 믿었죠.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이 당연한 믿음에 "정말 그럴까?" 하고 딴지를 거는 사람들이 나타났습니다. 오늘은 그 엉뚱하고도 위대한 도전자들의 이야기를 한번 따라가 볼까 합니다.언덕 위의 램프, 귀여운 실패이야기의 첫 주자는 의외의 인물, 바로 갈릴레오 갈릴레이입니다. 그는 빛의 속도를 재기 위해 아주 단순하고 귀여운 실험을 계획합니다. 조수와 함께 수백 미터 떨어진 언덕 위에 각각 서서, 밤에 ..

5. 열역학 제2법칙: 왜 내 방은 저절로 어지러워질까?

방이 더러운 건 당신 탓이 아닙니다 (진짜로)큰맘 먹고 방 청소 싹 했는데... 왜 며칠만 지나면 방이 다시 그 꼴이 날까요? 분명히 각 잡고 정리했는데, 어느새 책은 바닥에 나뒹굴고 옷은 의자랑 한 몸이 되어있죠. 그때마다 "아, 난 진짜 게으르구나..." 하면서 자책 한 스푼, 현타 두 스푼, 다들 경험 있잖아요.... 만약 그게 그냥 당신이 게으르거나 의지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우주가 원래 그렇게 생겨 먹었기 때문이라면 어떨 것 같으세요? 아, 이게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고요? 세상에서 가장 슬픈 법칙, 엔트로피아니, 근데 진짜 신기하지 않아요? 방은 왜 치워도 치워도 더러워질까. 생각해 보면 '깨끗한 방'은 딱 한 가지 모습밖에 없어요. 모든 게 제자리에 있는 바로 그 모습. 근데 '더러운 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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