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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한 번 쓰고 버린다고? 우리 삶의 숨은 조력자, 1차 전지의 모든 것

k-지음 2025. 7. 2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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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TV 리모컨이 갑자기 먹통이 되거나 벽에 걸린 시계가 멈춰 섰을 때, 가장 먼저 뭘 하시나요? 아마 대부분 서랍을 뒤져 동그랗고 길쭉한 ‘건전지’를 찾아 교체하실 텐데요.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해 보신 적 없으신가요? “스마트폰 배터리는 매일 충전해서 쓰는데, 왜 이 건전지들은 한 번 쓰고 버려야 할까?”

오늘은 이 간단하지만 흥미로운 질문의 답을 찾아, 우리 삶의 숨은 조력자 **‘1차 전지’**의 세계로 함께 떠나보겠습니다.



다시 돌아오지 않는 에너지의 마법, 1차 전지의 비밀

1차 전지의 가장 큰 특징은 이름 그대로 ‘단 한 번(1차)’만 사용할 수 있다, 즉 **‘충전이 불가능하다’**는 점입니다. 그 비밀은 바로 전지 내부에서 일어나는 화학 반응의 성격에 숨어있어요.

1차 전지 속에서는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화학 반응이 딱 한쪽 방향으로만 진행됩니다. 한번 갈색으로 변해버린 사과가 다시 원래의 싱싱한 모습으로 돌아올 수 없고, 시뻘겋게 녹슨 못이 저절로 새것이 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죠. 전문용어로는 ‘비가역적 화학반응’이라고 부르는데요. 전기를 모두 만들어내고 나면 내부의 물질들이 완전히 다른 것으로 변해버려서, 전기를 거꾸로 넣어줘도(충전해도) 원래 상태로 돌아오지 않는 거랍니다.

쉽게 말해, 한번 태우고 재만 남은 장작에 다시 불을 붙일 수 없는 것과 똑같다고 생각하시면 이해가 빠를 거예요!


“다 같은 건전지가 아니었어?” 우리 주변의 1차 전지들

우리가 ‘건전지’라고 부르는 것들도 사실 종류가 매우 다양합니다. 아마 이름은 몰랐어도 모양은 아주 익숙하실 거예요.

  • 망간 & 알카라인 건전지: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AA, AAA 사이즈의 건전지들이 바로 여기 속합니다. 리모컨, 도어록, 시계, 아이들 장난감 등 집안 곳곳에서 가장 흔하게 쓰이는 만능 일꾼이죠. 특히 ‘알카라인’ 건전지는 기존 망간 건전지보다 힘(출력)도 더 세고 수명도 길어서 요즘은 대부분 이 알카라인을 사용한답니다.
  • 리튬 1차 전지: 동그랗고 납작한 동전 모양으로 많이 보셨을 거예요. 컴퓨터 메인보드나 자동차 스마트키, 소형 계산기 등에 쏙 들어가는 바로 그 배터리입니다. 작지만 3V의 높은 전압을 내고 에너지 밀도가 높아, 작고 정밀한 기기에서 오랫동안 제 역할을 톡톡히 해냅니다.
  • 산화은 & 아연-공기 전지: 주로 손목시계나 보청기처럼 아주 작은 기기에 사용되는 초소형 배터리들입니다. 특히 아연-공기 전지는 스티커를 떼어내면 공기와 반응해서 전기를 만들기 시작하는 신기한 방식이죠. 작다고 무시하면 안 된답니다!

충전도 안 되는데, 왜 아직도 쓸까?

“요즘 같은 충전의 시대에 왜 굳이 1차 전지를 계속 쓰는 걸까?” 하고 의문을 가질 수 있어요. 여기에는 아주 중요한 이유들이 있습니다.

가장 큰 장점은 **‘스스로 방전되는 양이 아주 적다’**는 것입니다. 스마트폰에 쓰이는 2차 전지(리튬이온 배터리)는 가만히 놔두기만 해도 배터리가 조금씩 닳지만, 1차 전지는 포장된 채로 몇 년을 보관해도 에너지가 거의 그대로 보존됩니다. 그래서 리모컨이나 비상용 손전등처럼 매일 쓰는 건 아니지만, ‘필요한 순간에는 반드시 작동해야 하는’ 기기들에 안성맞춤인 거죠.

또한, 필요할 때 어디서든 쉽게 구할 수 있다는 편리함저렴한 가격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입니다.


비록 한 번 쓰고 버려지지만, 우리 생활 구석구석을 묵묵히 지탱해 주는 1차 전지. 충전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이 작은 거인들의 역할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습니다. 다음번에 무심코 건전지를 교체할 때, 우리 삶을 편리하게 만들어주는 이 작은 기술의 원리를 한번 떠올려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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