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학뉴스

[미래_한_스푼_1] 연금술, 진짜가 되다? 실리콘밸리의 현대판 현자의 돌

k-지음 2025. 7. 24. 08:40
반응형

어릴 적 판타지 소설이나 게임에서 한 번쯤은 보셨을 겁니다. 납 같은 흔한 금속으로 반짝이는 금을 만들어내는 신비로운 기술, 연금술. '에이, 그건 그냥 옛날 사람들 상상이지'라고 생각하셨다면, 오늘 제 이야기에 깜짝 놀라실지도 모릅니다.

그 허무맹랑해 보였던 꿈이, 놀랍게도 21세기 기술의 심장부인 실리콘밸리에서 현실이 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마법이 아니라, 핵융합입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마라톤 퓨전'이라는 이름의 스타트업입니다. 이 사람들이 "수은으로 금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라고 발표하며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죠.

물론 이들의 방법은 마법이 아니라 핵융합 기술에 있습니다. 아주 쉽게 말하면, 핵융합 발전소에서 나오는 엄청난 에너지를 가진 '중성자'라는 총알을 수은에 쏘는 거예요. 이 총알을 맞은 수은 원자가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안정적인 금으로 '짠!' 하고 변신한다는 원리입니다.

놀라운 점은 이게 단순히 실험실에서 몇 그램 성공한 수준이 아니라는 겁니다. 이들의 계산에 따르면, 핵융합 발전소 하나에서 1년에 최대 5,000kg의 금을 생산할 수 있다고 해요. 오늘 시세로 따지면 대략 6억 달러, 우리 돈으로 8천억 원이 넘는 엄청난 양이죠.


장밋빛 미래? 하지만 현실의 벽은…

물론 이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과학계는 "와, 대단하다!"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아직 다른 과학자들의 검증, 이른바 **'동료 심사'**를 거치지 않은 따끈따끈한 주장이기 때문이죠.

더 현실적인 문제도 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금의 일부가 방사능을 띤다는 점입니다. 우리가 아는 그 금처럼 바로 목걸이를 만들거나 할 수가 없다는 거죠. 이 방사능이 사라지려면 무려 14년 이상을 안전한 곳에 묵혀둬야 한대요.

물론 '마라톤 퓨전' 측은 "방사능 금도 은행 금고처럼 금융 시스템 안에서 보관(사용)하면 된다"는 아이디어를 내놓았지만, 상업적으로 널리 쓰이기까지는 꽤 많은 시간이 필요해 보입니다.


에너지와 금,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

이런 문제들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이 이 기술에 열광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사업성 때문이죠.

핵융합 발전소는 원래 '전기'를 팔아서 돈을 벌잖아요? 그런데 이제는 전기도 팔고, 부산물로 금도 만들어서 파는 이중 수익 구조가 가능해진다는 겁니다. 발전소의 경제성이 이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좋아지는 셈이죠.

이 회사를 만든 사람들의 면면도 흥미롭습니다. 스페이스X 출신 엔지니어와 과학정책 전문가가 함께 2023년에 창업했다고 하니, 그야말로 '될성부른 떡잎'들이 모인 셈입니다.


어릴 적 책에서나 보던 연금술이, 이제는 실리콘밸리의 똑똑한 괴짜들을 통해 우리 눈앞의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 갈 길은 멀어 보입니다. 하지만 한때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신화에 도전하는 것. 어쩌면 이것이야말로 기술이 우리에게 주는 가장 큰 선물이 아닐까요?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