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속도, 대체 어떻게 잰 걸까요?
스위치를 켜면 방 전체가 환해지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죠. 이 짧은 순간에 '속도'라는 게 있을 거라고 생각해 본 적 있으신가요? 아마 대부분 없으실 겁니다. 옛날 사람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빛은 그냥 무한히 빠른 어떤 것이라고, 감히 속도를 잴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고 믿었죠.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이 당연한 믿음에 "정말 그럴까?" 하고 딴지를 거는 사람들이 나타났습니다. 오늘은 그 엉뚱하고도 위대한 도전자들의 이야기를 한번 따라가 볼까 합니다.
언덕 위의 램프, 귀여운 실패
이야기의 첫 주자는 의외의 인물, 바로 갈릴레오 갈릴레이입니다. 그는 빛의 속도를 재기 위해 아주 단순하고 귀여운 실험을 계획합니다. 조수와 함께 수백 미터 떨어진 언덕 위에 각각 서서, 밤에 램프를 이용해 신호를 주고받는 것이었죠. 자신이 램프 덮개를 여는 순간, 조수가 그 빛을 보고 바로 램프 덮개를 열면 그 빛이 다시 돌아오는 시간을 재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물론 실패였습니다. 빛의 속도는 인간의 반응 속도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빨랐으니까요. 갈릴레오는 "만약 빛의 속도가 유한하다면, 그것은 엄청나게 빠르다"는 결론만 남긴 채 첫 번째 도전을 마쳐야 했습니다.
하늘의 별이 알려준 비밀
땅에서의 도전이 실패로 돌아가자, 과학자들의 시선은 하늘로 향했습니다. 덴마크의 천문학자 올레 뢰머는 목성 주위를 도는 위성 '이오'를 관찰하다가 이상한 점을 발견합니다. 이오가 목성 뒤에 숨었다가 다시 나타나는 주기가, 지구가 목성에 가까울 때와 멀 때 미세하게 달라지는 것이었죠.
그는 이 차이가 바로 빛이 목성에서부터 지구까지 날아오는 데 걸리는 시간 때문이라고 정확하게 추론해 냈습니다. 이 관측을 바탕으로 계산한 속도는 초속 약 22만 킬로미터. 실제 값과는 오차가 있었지만, 이는 인류가 처음으로 '빛의 속도는 무한하지 않다'는 사실을 숫자로 증명해 낸 위대한 순간이었습니다.
톱니바퀴와 거울, 집념의 승리
하지만 "나는 기어코 땅 위에서 재고 말겠다"는 집념을 불태운 과학자가 있었습니다. 프랑스의 아르망 피조는 정말 기발하다고밖에 할 수 없는 장치를 고안해 냅니다.
그의 방법은 이렇습니다. 빠르게 회전하는 톱니바퀴 사이로 빛을 쏘아 보냅니다. 그 빛이 약 8.6km 떨어진 거울에 반사되어 돌아오는 아주 짧은 시간 동안, 톱니바퀴는 살짝 회전해 있죠. 만약 돌아온 빛이 다음 톱니 날에 가려 보이지 않게 된다면? 톱니바퀴의 회전 속도와 거리를 역으로 계산해서 빛의 속도를 알아낼 수 있었던 겁니다.
이 기막힌 방법으로 측정한 값은 초속 약 31만 3천 킬로미터. 하늘에서 얻은 뢰머의 값과 놀랍도록 비슷했습니다.
단순한 호기심에서 시작된 이 엉뚱한 도전들은 결국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으로 이어지며 인류의 세계관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습니다. 우리가 지금 당연하게 여기는 모든 것들 뒤에는, 이처럼 수많은 사람들의 실패와 집념, 그리고 기발한 상상력이 숨어있었던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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