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역사이야기

4. 눈에 보이지 않는 힘 '전기', 프랑켄슈타인을 깨우다?

k-지음 2025. 7. 23.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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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개, 개구리 다리, 그리고 괴물 이야기

옛날 사람들이 번개를 보면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당연히 신이 화났다고 생각했겠죠. 하늘이 번쩍! 하고 찢어지는데, 안 무서우면 그게 더 이상하잖아요. 다들 벌벌 떨면서 고개 숙이기에 바빴을 겁니다.

근데 꼭 그런 세상에 "아니, 무섭긴 한데... 저거 정체가 뭘까?" 하고 궁금해 못 참는 사람들이 있어요. 오늘 할 얘기는 바로 그 '이상한' 호기심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결국엔 소설 속에서 괴물까지 만들어내는 기상천외한 이야기입니다.


이 구역의 상남자는 나야, 벤저민 프랭클린

벤저민 프랭클린이 실험하는 이미지

벤저민 프랭클린 얘기를 좀 해볼까요? 이 아저씨, 진짜 보통 인물이 아닙니다. '번개가 전기라고? 그럼 내가 한번 만져보지 뭐.' 이런 생각, 보통 사람이 할 수 있을까요?

폭풍우가 미친 듯이 몰아치는 날, 다른 사람들은 다 창문 닫고 숨는데 혼자 들판으로 나가서 연을 날렸다니...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죠. 그러다 진짜 번개라도 맞았으면 어쩔 뻔했어요. 젖은 연줄 끝에 열쇠 하나 매달아 놓고는, 정말로 전기가 흐르는지 보겠다고 손가락을 가져다 댔다니 말 다했죠.

결국 파직! 하고 불꽃이 튀는 걸 보고 '역시!' 했겠죠. 이 무모한 덕질(?)이 인류를 벼락의 공포에서 구해 줄 '피뢰침'을 만들었으니, 참 다행이고 아이러니한 일입니다.


개구리 다리 실험

 

 


죽은 개구리가 펄떡! 여기서 시작된 논쟁

프랭클린이 하늘이랑 씨름할 때, 이탈리아에서는 더 기괴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어요. 갈바니라는 과학자가 실험을 하다가 우연히, 죽은 지 한참 된 개구리 다리에 쇠붙이가 닿으니까 다리가 펄떡펄떡 뛰는 걸 본 겁니다. 밤에 봤으면 그대로 기절초풍할 노릇이죠. 갈바니는 이걸 보고 "생물 몸 안에는 특별한 '동물 전기'가 있다!"라고 외쳤습니다.

근데 볼타라는 양반이 딱 보기엔 그게 아니었던 겁니다. "가만있어 봐, 그거 개구리 때문이 아닌 거 같은데? 쇠붙이 두 개가 문제 아니야?" 하고 딴지를 건 거죠. 둘이 한참을 옥신각신하다가, 볼타가 "내 말이 맞다는 걸 보여주지!" 하면서 구리, 아연, 소금물 젖은 헝겊으로 탑을 쌓기 시작해요. 그리고... 대박. 진짜 전기가 그 탑에서 계속 흘러나오는 거예요. 인류 최초의 배터리, '볼타 전지'가 그렇게 탄생했습니다.


그리고... 괴물이 태어났다

자, 이제 이야기가 클라이맥스로 갑니다. "전기로 죽은 개구리 다리를 움직일 수 있다"는 소문이 유럽 전역에 쫙 퍼지니까 사람들 상상력이 폭발한 거죠. '죽은 걸 움직일 수 있다고? 그럼... 사람도?' 이 생각에 다들 꽂힌 거예요.

이 섬뜩하고도 매력적인 분위기 속에서, 열아홉 살짜리 작가 메리 셸리가 등장합니다. 그녀는 이 모든 이야기들을 버무려서 희대의 걸작, 『프랑켄슈타인』을 써 내려갔죠. 시체 조각들을 꿰매놓고 거기다 전기를 팍! 꽂아서 생명을 불어넣는다는 설정... 아, 상상만 해도 끔찍하죠? 그렇게 태어난 게 바로 그 유명한 괴물, 프랑켄슈타인입니다.

진짜 웃기지 않아요? 하늘의 번개가 무서워서 벌벌 떨던 인간의 호기심이, 돌고 돌아서 '생명이란 대체 뭘까?' 하는 어마어마한 질문까지 가버렸다는 게 말이에요.

 

출처 갈버니 저서 삽화De viribus electricitatis in motu musculari commenta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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